해외 종교기사
여성 리더십을 향한 교회의 걸림돌, 교황 발언의 파장
reuby
2024. 10. 10. 22:01
최근 교황이 "여성이 남성의 역할을 하려는 것은 추하다"라는 발언을 해서 논란이 되고 있다. |
이 발언이 사실이라면, 이는 단순한 의견을 넘어 전 세계 가톨릭 신자뿐만 아니라 인류가 추구해온 성평등과 인권의 가치에 반하는 시대착오적인 주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종교 지도자로서의 위치를 넘어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화하고, 교회의 발전을 저해하는 발언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역사적으로 여성은 교회와 사회의 중요한 구성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기간 동안 남성보다 하위에 있는 존재로 취급받아왔다. 중세 시대에는 교회가 여성의 사회적 역할을 극도로 제한하며 가정 내 종속적 역할을 강요해왔다. 성녀 힐데가르트 폰 빙엔과 같은 여성 신학자가 뛰어난 지식과 통찰력을 발휘했을 때조차 그녀의 지위는 '특이한 사례'로 치부되었고, 교회의 주류 담론에서는 철저히 배제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교황의 발언은 여성들이 성직자가 되거나 교회의 지도적 위치를 차지하려는 것을 비난하려는 시도로 보일 수 있다. 교회의 오랜 전통을 수호하려는 의도일 수 있지만, 이는 역사를 통해 수많은 여성들이 신앙과 지식, 리더십으로 기여해온 업적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처사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태도는 교회가 과거의 오류를 반복하며 여성 억압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발언이 미래의 교회와 사회에 미칠 영향이다. 오늘날 성평등은 단순한 사회적 트렌드가 아니라 현대 인류가 공동으로 추구하는 기본 가치이자 모든 개인의 존엄성을 보장하기 위한 필수적인 사회적 약속이다. 여성들이 남성 중심의 영역에 진출하고, 교회 내에서도 성별에 관계없이 동등한 기회를 가지려는 시도는 더 이상 '도전'이 아니라 시대의 당연한 요구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여성이 특정 역할을 맡는 것을 '추하다'고 표현하는 것은 교회가 21세기 사회의 변화에 무지하고 스스로를 시대의 흐름에서 고립시키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발언은 교회의 젊은 세대, 특히 여성 신자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며 교회 공동체와의 분열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 이는 종교의 권위를 오히려 스스로 깎아내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