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방문 기념 음악회, 연대의 메시지와 엇갈린 행보 논란
2024년 10월 19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 1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음악회가 솔뫼성지 아레나 광장에서 열렸다. 가수 플라워의 고유진, 해봄가야금연주단, 대전교구 쳄버 오케스트라, 세종 크레센스 합창단 등 다양한 공연팀이 출연한 이 행사는 교황이 전하는 평화와 연대의 메시지를 상징하기 위해 기획됐다. 그러나 이 호화로운 행사는 오히려 교황의 메시지와 상반된 모습으로 비춰져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난한 교회의 가난한 교황’을 표방하며 고통받는 이들과의 연대를 강조해왔으나, 이번 행사가 실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황은 전쟁과 폭력, 가난 속에서 힘겨운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해 연대의 메시지를 외쳤다. 그러나 그의 방문을 기념하는 음악회가 성대한 규모로 열리면서, 진정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교회의 상징적 행사가 아니라 구체적인 지원과 행동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쟁과 폭력의 희생자들, 난민, 집을 잃은 사람들에게는 음악의 선율보다 절박한 지원이 필요하며, 이러한 상징적 행사는 교회의 진정성을 의심받게 할 수 있다.
바티칸의 예산과 사치스러운 행보, 교회의 메시지와 충돌
바티칸의 연간 예산은 약 8억 유로(한화 약 1조 1천억 원)에 달하며, 그 중 상당 부분이 유지비와 의전 비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예산의 일부만이라도 전 세계 빈곤층이나 난민들에게 돌린다면, 실질적으로 약 1,6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하루 세 끼를 해결할 수 있는 금액이다. 그러나 바티칸의 사치스러운 행사와 의전 비용은 교회의 연대 메시지와 상충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2021년 베추 추기경 스캔들처럼 바티칸 내부의 횡령과 비리가 반복적으로 드러나며 교황청의 재정 투명성에 대한 신뢰가 크게 손상되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겸손과 연대’를 강조하면서도 교회의 예산이 잘못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은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바티칸의 재정이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제대로 사용되지 않고, 부적절하게 소비된다는 사실은 교황이 주장하는 가르침과도 크게 배치된다.
교회의 진정한 역할: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줄 때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화와 연대의 메시지를 꾸준히 전하고 있다. 그러나 진정으로 그 메시지가 고통받는 이들의 삶을 바꾸기 위해서는 상징적인 행사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번 음악회가 주는 위로는 잠시일 뿐, 실제로 폭력과 가난 속에 고통받는 이들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교회의 연대의 메시지가 단순히 선언에 그치지 않고, 현실 속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는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때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