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회의 고질적인 성직자 성범죄 사건이 또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슬로베니아 출신의 예수회 마르코 루프니크 신부는 수십 년 동안 여성들을 조종하고 학대하면서 성적 만족을 위한 교회의 가면을 쓴 목자로서의 역할을 계속해왔다. 신부는 자신이 저지른 성적 죄를 고해성사를 통하여 여성에게 사죄하고 사면해 줌으로써, 자동적으로 파문당했음에도 여전히 신부의 직위를 유지하고 있다.
루프니크 신부는 바티칸 내 수십 곳에 이르는 저명한 성당과 바실리카에 모자이크를 설치한 뛰어난 예술가로도 잘 알려져 있었다. 그의 범죄 행각은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교회당국에서 기각된 성학대 사건들의 피해 여성들이 작년에 이탈리아 국내 블로그와 웹사이트를 통해 폭로했다.
예수회는 루프니크 신부가 수년 동안 저지른 성학대 사건이 있었음을 작년에 알게 되었다고 인정했다. 2020년에 루프니크 신부가 고해성사를 통해 자신과 부적절한 성관계를 가졌던 여인을 사죄해준 사실이 드러나자 잠시 그를 제명시켰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그의 행위는 교회 내부에서도 공공연하게 알려져 있었지만, 교회 지도자들은 그의 범죄를 묵인하며 그를 보호해왔다. 심지어 그는 바티칸에서 연례 사순절 리트리트 설교자로 대체되었고, 세계 가족 대회의 로고로 그의 작품이 선택되기도 했다. 교회는 그의 파문이 확인된 후에도 빠르게 그에 대한 제재를 해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루프니크 신부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음에도 루프니크 신부에 대한 비난에서 자신을 멀리했다. 그는 자신이 이 사건에 어떤 실질적인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 루프니크 사건에 관여한 부분은 행정상 이전에 루프니크 사건을 맡았던 동일한 법정에 사건을 의뢰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루프니크 신부가 2020년에 가톨릭 교회에서 제명되고 난 후 2주 만에 그의 제명이 철회된 점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를 대신하여 개입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사례는 가톨릭 교회가 신도들을 보호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이미지와 권력을 유지하는 데 더 관심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교회의 이런 부조리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불투명하지만, 현재의 교회 지도부 하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톨릭 교회는 신의 뜻을 따르기보다는 권력을 유지하려는 인간의 욕심에 더 충실한 것으로 보인다.
가톨릭 교회 내에서의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점은 개혁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러한 변화가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가톨릭 교회가 진정으로 깨끗해지기 위해서는 현재의 지도부가 교체되고 새로운 리더십이 등장해야만 한다. 이것이 바로 가톨릭 교회가 직면한 현실이며, 모든 신자와 피해자들이 정의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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