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황 프란치스코는 바티칸 감사원 직원들과의 만남에서 부패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자비로운 재량"이 필요함 을 강조했다. 그는 투명성이 중요하지만, 부패 사건을 처리할 때는 자비심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의 이러한 언급은 경우에 따라 바티칸의 부패를 비공개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선택권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되어 온라인에서 상당한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교황의 이러한 발언은 바티칸의 주요 재정 부패 사건의 판결을 앞두고 나왔다. 이 사건에는 앙젤로 베추 추기경을 포함한 10명의 피고인이 횡령, 사기, 직권 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되었다. 또한, 전 감사원장이었던 리베로 밀로네는 부패를 밝혀낸 후 부당 해고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밀로네와 그의 부감사원 페루치오 파니코는 바티칸의 고위 성직자들 사이의 광범위한 부패를 발견했고 부당하게 해임당한 정황을 토대로 소송을 진행중이다 . 이들은 9백만 유로 이상의 손해 배상과 소득 손실을 청구하고 있다. 파니코는 자신의 개인 의료 기록이을 바티칸 헌병대가 압수해 불법소지했고, 이로 인해 치료가 지연되어, 결국이 과정에서 암으로 사망했다.
이러한 부패 사건과 관련하여, 교황 프란치스코는 감사원이 로마 교황청 내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교황 임기 초년 때부터, 프란치스코는 대범한 활보를 보이지만 그가 추진하는 개혁을 전력으로 추진하는 면에서는 머뭇거리는 듯 보였다. 처음에는 프란치스코가 재정 비리 척결을 위한 제약 없는 철저한 수사를 내세워 새로운 두 개의 부서, 재정 비서국과 감사 총괄사무소를 신설했다. 조지 펠 추기경과 리베로 밀론 같은 바티칸 아웃사이더들에게 성역 없는 수사권을 부여했다.
그러나 2년 만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신의 개혁 지지자들에 반하는 입장에 서서, 당시 베추 대주교 편을 들었다. 후에 교황청 전체의 감사를 취소하고 감사원장 리베로 밀론을 "베추를 포함한 바티칸 고위 관리들의 개인적 재정 문제들을 "스파이"했다는 혐의를 걸어 해임시켰다. 이번 사건은 교황청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교황 프란치스코의 자비로운 재량은 부패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이를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재발 방지 대책과 진정성 있는 보상과 지원이 필요하다. 교황은 감사팀이 모인 자리에서 “부패의 유혹은 굉장히 위험하므로 우리는 극도로 경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교황은 바티칸 재정에 대해 부여되는 “매사 절대적인 투명성”의 책임은 “자비로운 재량권”과 균형을 이뤄야만 한다.”라고 말하며 교황청 비리 스캔들로 뉴스 지면을 채울 수는 있지만 잘못된 행동을 심도 있게 교정하지는 못한다는 말도 언급했다. 그러나 최근 수십 년 동안 보도된 기독교 관련 스캔들을 지켜보며, 일각에서는 교황이 비판한 그 “뉴스 지면 채우기”가 때로는 바티칸의 행보를 바꾸는 유일한 촉매제로 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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